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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수의사에게 직접 듣는 소음 스트레스 진단법

mp7296 2025. 6. 28. 19:04

강아지와 고양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 혹시 소리 때문일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한 번쯤
‘왜 이렇게 예민하지?’, ‘별소리에 다 짖네’, ‘갑자기 왜 숨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밥도 잘 먹고 아픈 데도 없어 보이는데
작은 소리에도 과민 반응하거나,
산책 중 갑자기 멈춰 서서 움직이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많은 보호자들은 이런 행동을 ‘버릇’이나 ‘성격 문제’로 단정 짓곤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혀 다른 원인을 이야기한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소음 스트레스’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청각 범위가 훨씬 넓다.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초저주파, 초고주파 소리까지 감지하며,
이 소리는 단순한 자극을 넘어서
심리적 위협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글에서는 수의사 행동학 전문가와의 가상 인터뷰를 통해
반려동물이 받는 소음 스트레스의 진단 방법,
그로 인한 행동 신호, 그리고 보호자가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 대처법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인터뷰 – “소음 스트레스, 단순한 예민함이 아닙니다”

수의사 B원장(가명, 반려동물 행동의학 전문)은
하루에도 수차례 ‘왜 이렇게 소리에 예민한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다.

“보호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사람이 듣기에는 별 소리도 아닌데 왜 무서워하죠?’입니다.
하지만 강아지나 고양이가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와
사람이 듣는 소리의 범위는 완전히 다릅니다.”

강아지는 45,000Hz, 고양이는 64,000Hz까지 들을 수 있다.
반면 사람은 20,000Hz까지만 들을 수 있다.
또한 초저주파(20Hz 이하)도 감지할 수 있어,
대형 냉장고, 아파트 기계실,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소리조차
불안 자극이 될 수 있다.

“공기청정기 모터 소리, 전자레인지 돌아가는 소리,
엘리베이터 알림음, 복도 발걸음 소리도
아이들에게는 매우 큰 자극입니다.”

수의사는 이런 소리들이 누적될수록 행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짖음이 많아지고, 잘 숨고, 식욕이 떨어지고,
산책을 거부하는 행동까지 발전합니다.
결국 불안장애나 공포장애 진단으로 이어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수의사가 말하는 소음 스트레스 진단법과 행동 징후

수의사 B원장은 병원에서 소음 스트레스를 진단할 때
행동 관찰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고 했다.

“첫 번째는 귀의 움직임입니다.
소리가 들릴 때 귀를 뒤로 젖히거나,
빠르게 방향을 바꾸며 소리의 출처를 찾는 행동은
불안 반응의 시작입니다.”

두 번째는 꼬리와 몸의 긴장도다.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거나,
등과 어깨 근육이 굳어 있는 상태는
공포와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세 번째는 호흡과 침 분비 변화다.
“헐떡임이 심해지거나,
입 주변에 침이 많이 고이면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입니다.”

네 번째는 행동 패턴의 변화다.
평소 잘 먹던 사료를 거부하거나,
산책을 나가길 꺼리고,
짖음이 늘어나거나,
쓰레기봉투, 비닐 소리에도 놀라는 반응을 보이면
소음 스트레스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는 또한 고양이의 소음 스트레스 진단법도 설명했다.

“고양이는 소리에 놀라면 꼬리를 크게 부풀리고,
귀를 뒤로 젖히며,
숨거나 캣타워 맨 위로 올라가는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반복 노출 시 식욕 부진, 구토, 과도한 그루밍,
배뇨 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려 동물

 

보호자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소음 스트레스 관리법

수의사 B원장은 보호자가 집에서
간단하게 소음 스트레스를 체크하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하루 소음 기록하기

“보호자분이 하루 동안 집에서 들리는 소리를 적어보세요.
에어컨, 공기청정기, 드라이기, 로봇청소기,
문 여닫는 소리, 복도 소리, 엘리베이터 알림음 등
생각보다 많은 소음이 아이를 자극하고 있을 겁니다.”

 

반려동물의 귀, 꼬리, 호흡 관찰하기

“소리가 날 때 귀가 뒤로 젖혀지는지,
꼬리를 말고 숨으려 하는지,
갑자기 헐떡임이 늘어나는지를 보세요.”

 

화이트노이즈와 릴렉싱 음악 활용하기

“외부 소음을 완전히 없앨 수 없다면
화이트노이즈 기계나 릴렉싱 음악을 틀어
자극을 완충하는 방법이 효과적입니다.”

 

은신처 만들어주기

“하우스, 담요로 덮은 박스, 캣타워 구석처럼
숨을 수 있는 안전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고양이나 강아지는 이런 공간이 있으면
위협 자극을 덜 받습니다.”

 

전문가 상담받기

“짖음 증가, 식욕 저하, 구토, 무기력,
산책 거부, 공격성 증가 같은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행동의학 수의사나 행동교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의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소리에 예민하다고 혼내는 보호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가 느끼는 공포와 불안을
더 악화시킬 뿐입니다.
소음 스트레스는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아이의 생존 본능이 보내는 ‘도와달라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읽고 적절히 대응해주는 것이
진정한 보호자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