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반려동물-동물 행동 심리학자가 말하는, 반려동물이 소음에 반응하는 진짜 이유

슬픈령 2025. 6. 29. 14:05

강아지와 고양이가 작은 소리에도 과민반응하는 이유

아침에 보호자가 드라이어기를 켜는 순간,
옆에서 자고 있던 강아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주방에서 접시를 치우는 소리에 놀라
식탁 아래로 숨는 고양이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본 보호자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왜 이렇게 예민해?”, “그냥 소린데 왜 무서워하지?”,
“성격이 소심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동물 행동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반응이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인간과 청각 구조가 다르며,
소리를 인지하고 해석하는 방식 자체가 인간과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동물 행동 심리학자인 C박사(가명)는 이렇게 설명한다.
“반려동물이 보이는 소음 반응은 그저 버릇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본능적 반응입니다.
이를 단순히 예민함으로 여기고 혼낸다면,
불안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동물 행동 심리학자가 연구와 임상 경험을 통해 밝힌
반려동물의 소음 반응의 진짜 이유

보호자가 이를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심층적으로 설명한다.

 

반려 동물

 

소리를 듣는 방식부터 다르다 – 청각 구조와 본능의 연결

강아지와 고양이가 인간과 가장 다른 감각 중 하나는 청각이다.
사람은 20Hz~20,000Hz 범위의 소리를 듣지만,
강아지는 최대 45,000Hz, 고양이는 64,000Hz까지 감지할 수 있다.
또한 초저주파(20Hz 이하)도 인식하기 때문에,
대형 냉장고 모터, 변전소 진동, 아파트 기계실 소리처럼
사람이 전혀 느끼지 못하는 소리도
반려동물에게는 분명한 환경 자극으로 전달된다.

C박사는 “이러한 소리는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반려동물에게는 실제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야생에서
위에서 들리는 소리를 맹금류,
뒤에서 들리는 소리를 포식자의 접근 신호로 인지했다.
따라서 돌발 소음, 초고주파, 초저주파 진동은
생존 본능에 각인된 ‘위협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반려동물의 청각은
소리를 단순히 듣는 기능을 넘어서
감정 조절, 환경 판단, 사회적 의사소통에까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강아지는 보호자의 발걸음 소리만으로
귀가 시간을 예측해 꼬리를 흔들 준비를 한다.
고양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의 진동 소리를 듣고
위험 여부를 판단해 몸을 숨길지, 계속 자리를 지킬지를 결정한다.

 

동물 행동 심리학자가 분석한 소음 반응 단계별 패턴

C박사는 연구와 임상을 통해
반려동물이 보이는 소음 반응을 크게 3단계로 구분했다.

 

첫째, 경계 반응 (Alert Response)
이 단계에서 반려동물은 귀를 쫑긋 세우고,
소리의 방향을 찾으려고 머리를 돌린다.
눈동자가 커지고, 꼬리와 등 근육에 긴장감이 생기며,
보호자를 주시하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C박사는 “이 단계는 ‘무엇인가?’라는 탐색 반응으로,
강한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각성도가 올라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둘째, 회피 혹은 도피 반응 (Avoidance Response)
소리가 반복되거나 강도가 세지면,
반려동물은 자리를 옮겨 숨거나,
보호자 뒤에 서서 몸을 숨기려 한다.
강아지는 짖음, 하울링, 과도한 하품, 침 흘리기 등을 보일 수 있고,
고양이는 귀를 뒤로 젖히고 캣타워 맨 위로 도망가거나
커튼 뒤, 옷장 속으로 숨는 행동을 보인다.

 

셋째, 조건화된 공포 반응 (Conditioned Fear Response)
가장 심각한 단계다.
특정 소리와 장소, 시간대가 연결되면
해당 장소 자체를 거부하거나,
그 시간대가 되면 사료를 거부하고,
산책을 거부하는 행동으로 발전한다.
C박사는 “이 단계가 장기화되면
불안장애, 공격성 증가, 소화 장애, 요로계 질환 같은
이차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런 반응은 학습되어 고착되기 때문에,
일상 전반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공포가 누적되면 보호자와의 관계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보호자가 꼭 알아야 할 대응법 – 심리학자가 전하는 현실적 조언

C박사는 보호자들에게
소음 반응을 완화하기 위한 실질적 조언을 전했다.

 

단계적 노출 훈련으로 소리를 긍정 자극으로 바꿔준다.
갑자기 큰 소리를 들려주는 것은 역효과를 낸다.
볼륨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소리를 재생하고,
간식 보상을 통해 ‘소리가 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조건형성을 시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은신처를 반드시 만들어준다.
강아지에게는 담요를 덮은 하우스,
고양이에게는 캣타워 구석, 종이박스, 옷장 위 같은
숨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숨는 것은 겁쟁이 행동이 아니라,
위협을 느꼈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이라고 C박사는 강조했다.

 

화이트노이즈와 릴렉싱 음악을 활용한다.
외부 소음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면,
화이트노이즈나 자연의 소리를 틀어주는 것도 좋다.
하지만 라디오 잡음형 화이트노이즈는
고주파 혼합음 때문에 일부 고양이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
자연 소리 계열을 권장했다.

 

질책은 절대 금물이다.
소리에 놀라 짖거나 숨는 반려동물을 혼내면,
공포 반응이 강화되어
더 심각한 불안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C박사는 “공포는 훈육의 대상이 아니다.
이해와 보호가 필요한 반응임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 상담을 고려하자.
소리에 대한 공포 반응이 산책 거부, 공격성, 식욕부진 등
일상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면,
반드시 행동의학 수의사, 동물 행동 심리 전문가의
상담과 진단을 받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