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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시 vs 농촌,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는 얼마나 다를까?

mp7296 2025. 6. 28. 09:32

반려동물도 사는 환경에 따라 스트레스가 달라진다

도심의 좁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강아지와 고양이,
넓은 농가 마당을 자유롭게 오가는 반려동물.
이 두 환경의 차이는 단순히 공간 크기만이 아니다.
소음, 자극의 형태, 후각 경험, 사람과의 상호작용 방식까지
모든 요소가 다르다.

보호자들은 종종 이런 고민을 한다.
“우리 아이가 너무 예민해서 시골로 내려가 살고 싶어요.”
“농촌에서 키우면 덜 짖거나 덜 불안해질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고민이다.
최근 수의학 연구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에서 생활하는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코르티솔 농도)는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글에서는
도시와 농촌 생활환경이 반려동물의 코르티솔 수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차이가 건강과 행동에 미치는 구체적 결과,
그리고 보호자가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응법까지
심층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반려 동물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기능과 측정법

코르티솔(cortisol)은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부신피질 호르몬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는 이유는,
위협 상황에서 몸을 긴장시키고, 에너지를 재분배해
생존 확률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낯선 개에게 짖을 때,
고양이가 갑자기 다가오는 소리에 움찔하며 숨어버릴 때,
둘 다 코르티솔 분비가 순간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정상적이고 필요한 반응이다.

문제는 이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때이다.
코르티솔 과다 상태가 이어지면,

  • 소화 기능 억제
  • 면역력 저하
  • 수면 장애
  • 공격성 증가
  • 불안장애
  • 심장 질환 위험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진다.

수의학에서는 코르티솔 수치를
혈액, 타액, 소변 검사를 통해 측정한다.
최근에는 모발(털) 검사를 통해
장기간의 코르티솔 농도 변화까지 확인 가능해졌다.
털에 축적된 코르티솔 농도는
수 주~수 개월간의 평균 분비량을 보여주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 반려동물의 생활 스트레스 비교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도시 vs 농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연구 결과와 원인

2022년 미국 수의생리학저널(Journal of Veterinary Physi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도시와 농촌에서 생활하는 반려견의 코르티솔 수치를 비교했다.
도시 소형견 30마리, 농촌 소형견 30마리의 모발 코르티솔 농도를 분석한 결과,
도시 반려견의 평균 코르티솔 농도가 농촌 반려견보다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

소음 자극

도시는 24시간 끊임없는 소음에 노출된다.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배기음, 공사장 드릴 소리, 엘리베이터 알림음,
복도 발걸음 소리, 층간소음까지.
강아지와 고양이는 사람보다 4~6배 뛰어난 청각을 지니고 있기에,
이러한 소리를 배경음이 아닌 생존 위협 자극으로 인식한다.

농촌은 상대적으로 인공 소음이 적고,
자연의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새소리가
반려동물의 긴장을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공간과 운동량

농촌 반려동물은 마당, 논두렁, 숲길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다.
반면 도시는 아파트 실내라는 제한된 공간에 갇히게 된다.
특히 탐색 본능이 강한 견종(비글, 시바이누 등)과 모종(벵갈, 아비시니안 등)은
공간 제약을 심각한 스트레스로 느낀다.

후각 자극의 차이

강아지와 고양이는 후각으로 세상을 인식한다.
농촌은 매일 다른 흙냄새, 풀냄새, 바람 냄새가 있지만,
도시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 배기가스 냄새, 인공 향이 대부분이다.
후각적 만족이 부족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못한다.

사회적 자극의 형태

농촌 반려동물은 농장 동물, 이웃 반려견, 자연 속 동물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한다.
도시는 산책 시 돌발적 마주침(낯선 개, 사람)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법 – 농촌의 장점을 도시에 구현하기

모든 반려인이 농촌으로 이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보호자가 농촌 생활의 장점을 일부라도 도시 생활에 녹여낸다면,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후각 탐색 산책 늘리기

공원을 산책할 때 빠르게 걷기만 하지 말고,
강아지가 풀밭과 나무 주변 냄새를 충분히 탐색하도록 시간을 주자.
후각 탐색은 강아지의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정서적 안정감을 높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활동이다.

실내 환경 다양화

실내에도 농촌처럼 탐색할 공간을 만들어주자.
터널, 스텝, 캣타워, 은신처, 노즈워크 매트 등을 활용해
공간 탐색 욕구를 충족시킨다면,
좁은 집이라도 스트레스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특히 고양이에게는 수직 공간 확장이 필수다.

소음 완충 환경 구축

화이트노이즈 기기, 릴렉싱 음악, 방음 커튼을 설치하면
외부 소음을 완충할 수 있다.
강아지가 혼자 있는 시간에는 이러한 환경이
스트레스 완화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자연 경험 제공

가능하다면 주말마다 교외 반려견 놀이터, 숲길 산책로를 방문하자.
땅 냄새, 풀 냄새, 바람 소리 같은 자연 자극은
농촌 반려동물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며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긍정 강화 훈련과 루틴 유지

도시 생활은 예측 불가능한 자극이 많기 때문에,
식사, 산책, 놀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반려동물의 불안을 줄이는 데 중요하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노출될 때
간식 보상을 통해 긍정적 학습으로 연결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