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반려동물-스트레스 지표로 쓰이는 반려동물의 생체 신호

슬픈령 2025. 6. 30. 19:29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우리 아이가 지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을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반려동물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존재와 강도를 파악하는 일은
보호자에게 늘 어려운 과제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짖음 증가, 하울링, 숨기, 식욕 부진, 공격성 증가,
과도한 그루밍, 무기력 같은 행동 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유추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학적 관찰만으로는
스트레스의 정확한 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최근 수의학과 동물 행동 심리학 분야에서는
반려동물의 생체 신호(biomarker)를 활용해
스트레스 수준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하는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지표로 쓰이는
대표적인 생체 신호의 종류와 작용 원리,
측정 방법, 그리고 보호자가 일상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반려 동물

 

스트레스 반응의 생리학적 메커니즘과 주요 생체 지표

스트레스와 자율신경계의 관계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박수, 호흡수, 근육 긴장도가 즉각 상승한다.
동시에 HPA 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 축)이 작동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한다.

 

대표적 생체 신호

코르티솔 (Cortisol)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불리며,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혈액, 타액, 소변, 모발에서 측정할 수 있다.
혈중 코르티솔은 단기 스트레스 지표,
모발 코르티솔은 수주~수개월간의
만성 스트레스를 반영한다.

 

심박수 (Heart Rate) & 심박 변이도 (HRV)
스트레스가 높아지면 심박수는 상승하고,
심박 변이도(HRV)는 감소한다.
HRV는 심장 박동 간격의 변동성을 나타내며,
교감-부교감신경 균형의 지표다.
즉, HRV가 낮으면 교감신경 우위,
스트레스 상태임을 의미한다.

 

호흡수 (Respiratory Rate)
공포, 긴장 상태에서 호흡수는 빨라지고 얕아진다.
평소 안정 시 호흡수는
소형견 15~30회/분, 대형견 10~30회/분,
고양이 20~30회/분 정도이며,
스트레스 시 1.52배 증가하기도 한다.

 

눈동자 크기 (Pupil Dilation)
교감신경 흥분으로 동공이 확대된다.
이 반응은 위협 자극을 더 빠르고 넓게 인식하기 위한
본능적 생존 반응이다.

 

체온 (Body Temperature)
스트레스 시 코르티솔, 카테콜아민 분비가 증가해
체온이 0.3~0.5℃ 상승한다.
장기화되면 면역력 저하, 염증 반응 증가로 이어진다.

 

면역학적 지표 (Immunological Markers)
IgA(면역글로불린 A) 농도 감소,
인터루킨-6 상승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 변화도
만성 스트레스의 간접적 지표로 연구되고 있다.

 

스트레스 생체 신호 측정 방법과 임상 활용 사례

코르티솔 측정

혈액 검사
가장 정확하지만 채혈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 자극이 될 수 있다.

타액 검사
비침습적이고, 단기 스트레스 반응을 확인하기 좋다.

소변 검사
코르티솔 대사 산물이 배설되므로
최근 몇 시간 내 스트레스를 반영한다.

모발 검사
모발 성장 속도를 기준으로
수주~수개월간의 스트레스 농도를 평가한다.
행동의학, 보호소 동물 복지 연구에서 많이 활용된다.

 

심박수 & HRV 측정

펫 전용 웨어러블 기기(목걸이형, 하네스형)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하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 펫 트래커에는
심박수, HRV, 호흡수 측정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소음, 낯선 환경, 혼자 있는 시간 동안의
스트레스 반응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체온 & 눈동자 측정

체온은 귀 적외선 체온계로 간편하게 측정 가능하다.
동공 크기는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 후
행동학 전문가가 분석하거나,
AI 기반 안면 표정 분석 앱에서
자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임상 활용 사례

분리불안, 소음 공포증, 강박 행동 환자의 경우
수의사 행동의학 클리닉에서
코르티솔 농도, HRV, 호흡수, 체온을 종합 분석 후
약물 치료, 행동교정 훈련, 환경 개선 솔루션을 제공한다.

행동 심리학자 J박사는 이렇게 강조한다.
“생체 신호는 보호자가 알기 어려운
스트레스의 강도와 변화를 객관적으로 보여줍니다.
특히 만성 스트레스는 행동 문제뿐 아니라
면역력 저하, 염증성 질환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초기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보호자가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와 완화법

일상 관찰 체크리스트

호흡수 – 평소보다 빨라지고 얕아졌는가?
심박수 – 안정을 취해도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가?
귀, 꼬리, 눈동자 반응 – 귀를 뒤로 접고, 꼬리를 말며, 동공이 확대되는가?
행동 변화 – 식욕 감소, 짖음 증가, 하울링, 숨기, 과도한 그루밍, 공격성, 무기력
수면 패턴 – 얕은 수면, 자주 깨는 모습이 보이는가?

 

스트레스 완화 실천 가이드

방음공간 제공
방음 하우스, 방음 커튼, 흡음 패널을 활용해
조용한 은신처를 만들어준다.

화이트노이즈 활용
비 소리, 파도 소리, 숲 속 바람 소리 같은 자연 음향을
30~40dB 이하의 낮은 볼륨으로 재생해준다.

은신처 확보
고양이는 박스, 캣타워, 옷장 위,
강아지는 담요를 덮은 하우스 등
자유롭게 숨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단계적 노출 훈련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소리를
볼륨을 최소화해 들려주고,
간식 보상을 병행해
‘소리가 나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조건형성을 시도한다.

놀이와 교감 시간
장난감 놀이, 간식 숨기기, 터치 마사지 등으로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해소하고
보호자와의 애착을 강화한다.

전문가 상담
식욕 부진, 구토, 과도한 그루밍, 배뇨 실수,
공격성 증가, 무기력 같은 행동 문제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행동의학 수의사나 동물 심리 전문가의
상담과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J박사는 이렇게 덧붙였다.
“생체 신호를 이해하고 관찰하는 습관만으로도
반려동물의 평생 건강과 행복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과학적이면서도 가장 따뜻한 보호자의 역할입니다.”